김용승 메이커의 대형 로봇 제작기!
※ 매주 수요일, 금요일 1회씩 연재됩니다.
※ 이 제작기의 내용은 김용승 메이커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저자와 협의되지 않은 무단전재, 수정 및 배포를 금합니다.
# 1회 - 11월 11일 금요일 [메이키 제작기 #01]
# 2회 - 11월 16일 수요일 [메이키 제작기 #02]
# 3회 - 11월 18일 금요일 [메이키 제작기 #03]
# 4회 - 11월 23일 수요일 [메이키 제작기 #04]
# 5회 - 11월 25일 금요일 [메이키 제작기 #05]
# 번외 - 11월 30일 수요일 [Interview 김용승 메이커에게 묻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6의 하루는 맑았고, 하루는 흐렸다. 모와 도를 오가는 날씨 속에서도 메이키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관람객의 발길과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몇 개월에 걸쳐 메이키를 만든 제작자, 김용승 메이커와 정민정 메이커 부부의 표정도 무척이나 밝았다. 에디터는 굳이 그 밝은 표정의 이유를 찾지도 묻지도 않았다. 무언가를 만든 데에서 느껴지는 그 대견스러운 감정을 어찌 말로 형언할 수 있을까.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를 일이다.
“제작기에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전부 담아내지는 못했어요. 그만큼 손이 많이 갔고 정성도 많이 쏟았죠.” 제작기의 연재 예고글이 공개된 날, 에디터와의 통화에서 그가 전한 소감이다. 그 긴 과정을 글로 요약해달라는 에디터의 짓궂을 수 있는 요청에도 흔쾌히 웃으며 수락해준 김용승 메이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글_ 홍혜은 에디터
인터뷰_ 김용승 메이커
Q.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메이크 앤 메이커스라는 2인조 팀에서 디지털 작업을 하는 김용승이라고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도와준 또 다른 팀원은 정민정 작가이고요. 아날로그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저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것을 만드는데요. 특히 주로 로봇을 만들고 있습니다.
Q. 정민정 작가님과는 부부 메이커로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이번에는 어떻게 협업을 하셨나요?
A. 메이키의 제작은 제가 담당했고 정민정 작가는 로봇 컨트롤 룸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회사원이다 보니 낮에는 회사에 나가고 밤과 새벽 사이에 작업을 하다 보니 공작기계사용에 제한이 많이 었어요. 시끄러운 큰 소음이 나는 작업은 낮에 정민정 작가가 해놓는 식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Q. 한국의 메이커 페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조형물이어서 특히 의미가 큽니다. 메이키 로봇을 완성하고 난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일단 이런 기회를 주신 한빛미디어의 메이크 코리아 팀에 감사를 드리고요. 작업기간이 충분했는데도 막판에 시간이 부족해서 전체 기능을 못 보여 드린 점이 아쉽지만, 외형과 일부 기능이 잘 되어서 무사히 전시를 마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다. 못 보여 드린 기능은 내년에 보여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Q. 메이키의 얼굴이 움직이네요. 이게 참 신기해요. 뒤에는 귀여운 오토마타가 있고요. 작동 원리나 사용된 기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A. 메이키에 사용된 기술은 간단해요. 모터가 회전하면 기어장치로 속도를 줄여요. 이때 힘을 키워서 머리를 돌리는데, 센서로 움직임을 감지해서 고개가 오른쪽 45도쯤에 도달하면 왼쪽으로 돌리고, 다시 왼쪽 45도쯤에 도달하면 반대방향으로 돌리는 구조예요. 오토마타도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메이키는 아두이노로 제어하는 반면 오토마타는 모터에서 나오는 회전력 하나만을 가지고 기어와 캠 크랭크를 움직여서 인형들이 다양하게 움직이게 만들어요.
Q. 이번 작업에서 기술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있으시다면요?
A. 기술적으로는 머리와 몸통 팔을 회전할 수 있게 모터를 장착했고, 특히 연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무거운 걸 견뎌야 되니까요. 튼튼하게 만들려고 고민을 많이 했죠, 디자인에서는 눈의 모양에 신경 많이 썼어요. 정면에서 원형으로 보이게 만들면 측면에서는 날카롭게 보이고, 측면에서 원형으로 보이면 정면에서는 또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상당히 고민스러웠죠. 눈을 들어가게 만들까, 나오게 만들까 이리저리 고민을 했습니다. 어쨌든 결과는 이렇죠(웃음). 선한 인상을 가진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습니다.
Q. 제작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웠거나 힘들었던 단계도 있으셨을 거 같네요.
A. 제작할 때 까다로웠던 점은 부품을 제단할 때 치수가 남을지 모자랄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조립할 때는 수평과 수직을 맞추는 데 신경을 많이 썼고요. 힘들었던 점은, 이게 무겁다 보니까 그냥 뭐하나 옮기는 거 자체가 힘들더라고요. 팔이니 몸통 다리 하나를 옮기더라도 기운을 많이 써야 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무식하게 너무 무겁게 만들었나 봐요(웃음).
Q. 메이키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용접하다 용접불빛에 화상 입은 것! 용접을 처음 해봤는데 용접하는 날 날씨가 더워서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했다가 여름에 해수욕장에서 햇볕에 화상을 입은 것과 동일한 화상을 입어서 일주일 정도 고생했었어요. 그리고 스프레이로 빨간 색칠을 하다가 마스크를 깜박 잊고 안 했는데, 나중에 콧속에서 빨간 페인트가 엄청 나오더라고요. 코피 났을 때 휴지로 막았다가 뺐을 때 휴지에 묻어있는 만큼 나왔어요.
Q. 많은 활동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메이커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A. 원래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처음엔 대나무로 리폼한 USB 메모리 같은 소소한 가젯을 만들고 있었는데 메이커 페어가 서울에서도 개최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처음 열린다고 하니까 무조건 참가하고 싶어서 그때 즐겨 하던 게임 속에 나오는 캐릭터를 로봇으로 만들어 보면 괜찮을 듯 싶더라고요. 그게 시작이었죠. 그때 로봇을 만들고 메이커 페어에 참가했던 게 저의 메이커 활동의 첫 시작입니다.
Q. 메이커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나요?
A. 블로그에 작품사진을 올렸을 때요. 얼마 정도 지나서 저도 따라서 만들어 봤어요, 봐주세요. 하면서 본인이 만든 걸 보여 줄 때가 가장 뿌듯하더라고요.
Q. 메이커가 되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의 후배 메이커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A. 메이커 되는 게 어려운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만들면 이미 메이커죠. 저도 커터칼 하나, 손가락 만한 나무토막 하나, 케이스가 부서진 USB 메모리 하나로 시작했어요. 한번도 안 해 보신 분은 일단 해 보는 것도 중요하고요. 더 중요한 건 본인이 재미있어 하는 것으로 계속 다른 것을 만드는 걸 시도 해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계속 하면 늡니다. 즐거워지죠. 정말 그래요
《끝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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