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추계 자바원 컨퍼런스 특집(1)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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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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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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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리포터 2기 이아스님
지난 11월28일부터 3일간 미국밖에서는 처음으로(사실상 샌프란시스코밖으로도 처음으로) 일본 요코하마에서 자바원 컨퍼런스가 성대히 치루어졌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바 기술의 일반 사용자-자바가 탑재된 핸드폰이 거의 1천만대정도 소비자의 손에 들어 있습니다-가 존재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자바세계에서 일본의 위치는 "미국외 최초 개최"의 가치가 충분히 있겠죠. 각 플랫폼별로 최근의 기술 동향을 개발자를 위한 다양한 테크닉들이 공개된 이번 컨퍼런스를 제가 보며 느낀 것을 솔직히 쓰려합니다. 저는 잡지 기자도 아니고, 썬 홍보부 소속도 아니고, 그저 자바를 업으로 삼고 있는 개발자입니다. 이점 유념해주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기전...
참으로 갈등과 난관이 많았습니다. 우선 저 엄청난 신청비(9만8천-한국돈 110만원)는 당연히 저의 몫이었습니다. 게다가 3일간 회사일도 빠져야한다는 것(!)는 더욱 골치아팠습니다. 돈이야 있다가도 없는 것이니까 그렇다쳐도, 하루가 급한 회사 개발 사정에 3일이면 정말 큰일이지요. 나중에 컨퍼런스에서 만난 아는 개발자분도 그러시더군요. 회사에서 보내주었건 자기 의지로 왔건 여기 컨퍼런스 온 사람들은 복받은 사람들이라구요. 회사의 지원은 고사하고 저지(?)라도 안당하면 다행일까... 새삼 제가 컨퍼런스 갈 수 있도록 허락해준 이사님과 사장님께 고마웠습니다.
나중에 공개되는 각종 세션 자료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 듣는 것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겠죠.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받는 느낌상도 그렇고. 정말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겠거니 하고 발을 띠었지만 어째 좀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조금 무거웠습니다.
개최 장소는 정확히 요코하마 사쿠라기쵸역에서 가까운 파시피코(일본어 발음 그대로...) 전시장이었습니다. 토쿄에서는 조금 나가야하는 곳이라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무려 한시간(!)씩이나 걸려 일본 지옥철의 현실을 체험하고 다녔지만, 오랜만에 타보는 출퇴근 열차마저 낭만적이다못해 감미롭기까지 했습니다. (늘 동네안에서만 노는 저로서는요.) 컨퍼런스장도 그렇고, 오고가는 길에서도 그렇고,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부지런히들 살고 있었습니다.
2001년 11월 28일 수요일
이번 컨퍼런스의 키노트 진행은 아주 지긋하신 할아버지(?) 박사님이 하셨습니다. 일본의 노령화 분위기를 이미 파악한 것일까요? 재밌는 것은 일본측 키노트 발표자들의 대부분 지긋했다는 것입니다. (새파란 CEO따윈 아직 없지요.) 물론 엄청난 큰 손들이라서 그랬겠지만요. 썬이 강조하는 점은 자바 종주국 미국을 뛰어넘어 사실상의 "자바 최대 소비국"이라는 경탄으로 장식된 일본 시장의 중요성이었습니다. 혹시 들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년 추계 자바원컨퍼런스는 중국(아마 상하이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으로 내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이길 바랬지만.) 어쩌면 현재 일본의 소비장 지향 자바 시장은 일종의 시험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취급이 일본을 불쾌하게 만들 이유는 없습니다. 왜냐면 그런 필드 테스트의 최대 수혜자역시 일본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더 큰 시장은 이제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가을, 그 향연의 시작을 보게 되겠지요.
ME-EE가 돈을 벌어져다주는 반면 SE는 끊임었는 불만과 비평에 시달리는 듯 했지만, 이번 1.4 멀린을 통해 그런 오명을 일소하려는 노력이 역력했습니다. 트랙 5로 명명된 이번 J2SE 보완 계획-결과물은 멀린-은 많은 내외국인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습니다. 특히 성능의 근간이 되는 I/O와 그래픽 처리의 일신은 물론, 미래 지향적 XML, 보안쪽에도 꽤나 신경쓴 덕에 "이제 자바 리치(rich) 클라이언트는 느리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잠깐 여기서 일본의 특수한 상황을 언급하자면, 일본은 J2SE에 상당히 중요성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클라이언트 환경에는 이른바 씬 클라이언트(thin client), 즉 웹 페이지 방식의 웹 페이지-웹 브라우저 방식이 그렇게 강세는 아닙니다. 일본의 소프트웨어는 패키지성이 강해서 그냥 다운받는다는 개념은 왠지 기피대상입니다. 또한 아직도 초고속 인터넷이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빈번한 HTTP프로토콜의 요청-응답은 성질 급하고 변덕스러운 사용자를 짜증나게 만들 수 있지요. 게다가 매킨토시가 상당히 퍼져있는 곳이라 MS IE중심의 화려한 HTML과 엑티브X 콘트롤또한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맥에도 IE는 있지만 윈도우즈용만큼은 대단(?)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엑티브X는 네이티브라 윈도우즈용이 맥에서 돌아갈리 만무하지요.) 따라서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한 맥을 위해서도 자바 2 클라이언트 플랫폼은 맥오에스 텐(MacOS X)에서 사상 초유의 운영체계 기본 포함이라는 지원을 받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않을까요?
이러한 일본의 자바 정서는 컨퍼런스 내내 트랙 5에 대한 관심과 참관인수로 나타났고, 각종 자바 잡지나 참고서에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조건 웹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처럼 브로드밴드화가 잘 된 곳에서 씩(thick) 클라이언트, 즉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ing) 개념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은 것은 뭔가 이상하다 내지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더우기 일본처럼 PC을 안사는 것도 아니고, 수시로 업그레이드하며 경쟁하듯 사양을 올리는 고마운 사용자까지 있는 우리나라에서 왜 그렇게 HTML에 매달렸는지... 물론 자바 실행 환경 자체의 보급이 걸림돌이라고 늘 말하지만, 왜들 그렇게 몸을 사리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특히 웹 애플리케이션에서 웹 서비스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시점에서 클라이언트의 다각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입니다. 핸드폰에서도, PDA에서도, PC에서도, TV에서도 클라이언트를 활약해야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처음에는 거기에 다 브라우저를 심고 HTML로 하려고 했지만, 뭔가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고객의 단말기가 주인이 아닌 HTML이 주인행세하는 세상... 누군가 확실히 편한 사람은 있겠지만요.
그덕분에 자바 프로그래밍계에서도 J2SE는 경시한 채 J2EE나 ME만 몰려 기초 부실의 결과가 폭주하기도 합니다. 대책없이 황당한 동적 페이지들의 에러와 뒷처리, 최적화에 혈안된 핸드폰 게임들... 이 시점에 썬의 "J2SE" 보완 계획-이른바 PC 클라이언트의 부활은 한국에서 어떤 의미를 가져다줄지 사뭇 궁금합니다.
저는 마침 쓰고 있는 자바 입문서의 자료 조사차 트랙 5-자바 기술과 프로그래밍 코어: J2SE, Security, Performance를 중점적으로 들었습니다.
첫날 11시부터 50분-10분 시스템으로 5시까지 일반 세션이 진행되고, 저녁 7시부터는 BOF(Birds Of a Feather) 세션이 9시까지 벌어졌습니다.
제가 처음 들은 세션은 자바 플랫폼의 인쇄: Java Print Service API입니다. 이 API는 멀린을 통해 일반에 첫공개되는 것으로, 기존 자바2D에 포함된 프린트관련 API는 다르게 하드웨어 플랫폼에 연결된 프린터를 거의 직접 건드릴 수 있는 수준의 강력하고 섬세한 API를 제공합니다. 이제 자바로 프린트를 잘 할 수 없다는 말은 안나오겠네요. 프린터 선택부터 각종 옵션 설정까지 자바가 자기 UI안에서 제어할 수 있다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꼭 예제로 만들어 책에 넣고 싶을 정도였어요.)
다음 세션은 점심을 먹은 후 1시부터 진행된 Java Architecture for XML Data Binding(JAXB):자바 플랫폼을 위한 XML 데이터 바인딩이었습니다. JAXB는 잭스 비라고 읽는데요, 잭스(JAX)시리즈가 워낙 많아 (11월 15-25소식 참고) 잭스 피(파서), 젝스 엠(메신저), 젝스 알(레지스터), 그리고 젝스 알피씨(RPC)라고 부르더군요. (일본인들은 작스라고 합니다만.) 잭스비는 자바빈즈형 데이터를 XML과 매핑시키는 기술로서, 기존의 객체 직렬화를 대체하여 좀 더 유의미한 인터넷 정보 교환 수단인 XML로서 자바 객체를 송수신하려는 인프라스트럭쳐에 가깝습니다. 이번 멀린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XML팩 형식으로 계속 지원할 계획이며, 2003년 예정인 J2SE 1.5-타이거에는 포함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습니다. (다른 흥미로운 발음으로는 섹스-SAX, 덤-DOM등이 있었습니다. ^^)
다음 세션은 고성능 그래픽스라는 제목으로 자바 2D의 개선 사항을 소개하였습니다.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제 자바가 비디오램을 직접 엑세스함으로서(사실상 다이렉트X와 동등한 수준으로) 그래픽 처리에 있어서는 윈도우즈 네이티브 코드와 별 속도 차이를 보여주지 않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더우기 전화면 모드를 완벽히 지원하여 해상도와 색상수, 프레임수까지 조절가능하며 단독(exclusive) 모드로 실행하여 게임과 같이 컴퓨터 자원을 완전 독점하며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하는 경우에도 이제 자바가 쓰일 수 있다는 현실(!-가능성이 아닙니다.)을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자바 개발자들이 열광하는 부분이었죠.)
다음 세션은 J2SE의 하일라이트-자바 플랫폼을 위한 새로운 입출력 API-일명 니오(NIO-new I/O)입니다. 기존의 스트림 개념을 과감히 버리고 채널이라는 독특한 듀플렉스(양방향)-멀티플렉스(다중접속) 지원 통신 개념을 통해 입출력을 하나의 채널을 통해, 그리고 하나의 소켓에 수천수만의 접속이 가능하도 하며, 거기에 비동기 입출력까지 지원하여 기존의 블록킹(blocking)현상까지 일소한 멀린의 가장 혁실적인 부분입니다. 성능또한 뛰어나서 앞으로 멀린을 활용한 서버 제품들의 품질 향상도 무척 바라는 눈치였습니다.
다음 세션은 자바플랫폼의 퍼포먼스라는 주제로 썬의 자바 개발팀 퍼포먼스 개선팀장이신 스티브 윌슨씨께서 열변과 함께 흥미있는 자료들을 많이 공개해주셨는데, 멀린의 니오와 자바2D개선-일명 볼러틀(휘발성) 이미지(VolatileImage)-으로 이전 버전과은 판이한 성능 향상을 보여주니 부디 앞으로 자바 느리다는 말에 기죽지말라고 당부하는 모습에 왠지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가끔은 퓨어 자바가 네이티브보다 빠르다는 전혀 믿기지 않는 얘기도 하더군요. JDBC 씬 드라이버(타입4)와 OCI 네이티브 드라이버(타입2)의 비교에서.)
드디어 저녁에는 자바의 창시자 제임스 고슬링 박사님이 특별 티를 고무총으로 쏘는 엽기행각을 보여주며 자바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특유의 생뚱맞은 톤으로 이야기해주셨습니다. Write Once, Run Anywhere의 개발자적 변형문인 Learn Once, Work Anywhere도 설파하시구요. 자바 배워서 어디가서든 일하라? 꿈만 같습니다 그려...
다음에는 일본 IT교육의 현장을 볼 결 BOF 세션의 "자바 기술에 의한 지역 IT산업의 활성화와 실천적 기술자 양성"을 들었는데 홍보인지는 몰라도 자바 기술자 부족, 특히 중고급(한국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수요의 절대 부족과 앞으로 자바 개발의 활성화를 역설하더군요. 저는 특히 학원비(?)가 관심있었는데, 초급 서블릿&JSP가 3일간 총 21시간으로 130,000엔-(우리돈 140만원쯤), 중급 EJB도 마찬가지 구성에 150,000엔이더군요. 일본은 국가 지원도 없고 소비세도 5% 더 내야하니까 뭐 할말 없이 비싼거죠. 그러니 누가 배울까... 강사분의 경력은 대단했지만요. (한 개발만 10년넘게 하신 분 같았어요.)
첫날 얘기만 이렇게 썼는데도 기네요. 그럼 29일 소식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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