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검색 및 카테고리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한빛출판네트워크

한빛랩스 - 지식에 가능성을 머지하다 / 강의 콘텐츠 무료로 수강하시고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디지털라이프

P2P에 대한 반발

한빛미디어

|

2001-06-22

|

by HANBIT

13,815

By 클레이 셔키(Clay Shirky) P2P에 대한 반발이 시작되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 저널(WSJ)에서는 리 곰즈의 "P2P는 막다른 골목에 다달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고, 슬래시닷(Slashdot)의 주 논평자인 존 카츠는 "P2P가 정말 유용한 기술인가?"라는 제목으로 오라일리의 P2P 도서 리뷰를 실었다. 우리가 수년간 사용해 온 기술을 가장 기만적이라고 폄하해도 되는가?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누군가가 이 새로운 것에 시선을 끄는 이름을 붙인다. 언론에서 새로운 것에 관한 얘기를 다룬다. 학자들은 앞 다투어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최고" 라고 한다. 하지만 전세계는 몇 달 만에 변화하지 않는다. 언론은 더 자세한 사항을 알아 본다. 새로운 것은 그저 약간의 변화일 뿐이라는 게 판명난다. 앞의 학자들은 이 새로운 것을 전혀 믿지 않았다고 앞 다투어 말한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에 급격히 관심이 식어 버리는 것이 여기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의 일부이다. WSJ에서는 P2P와 관련된 기업가나 투자가가 이제는 P2P와 거리를 둔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바로 P2P에 대한 반발에 말려드는 것을 우려해서였다. P2P에 대한 이러한 비판은 단순히 사람들이 이를 멀리한다는 차원을 넘어 선다. 위의 두 글은 P2P에 대해 중요하면서도 진실한 것을 말해 주기 때문이다. P2P로 돈을 벌 수 있는가? WSJ에서 P2P를 보는 시선은 단순하면서도 직접적이다. P2P가 지금 당장 돈을 벌게 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곰즈씨는 냅스터가 성공하자 많은 회사들이 파일 공유 시스템을 셋업했지만 어려운 시기에 부딪히게 되었으며, 냅스터가 제소당함으로써 파일 공유라는 꽃이 지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한편으로는 파퓰러파워(Popular Power)社가 문을 닫고 남은 분야에서 거래처를 잡기가 더욱 힘들어지면서, 분산 컴퓨팅 회사는 거래처나 투자자를 찾기 힘들게 되었다. 이어서 그는 많은 회사에서는 첨단의 이미지로 보이기 위해 P2P를 도입하는가 하면, 전통적인 클라이언트-서버 모델의 기술 구조를 가진 회사들도 이를 도입했다고 지적한다. 곰즈가 P2P를 비판하는 주된 이유는 "P2P는 명확히 정의된 비즈니스 분야도 아닐 뿐더러, 명확히 정의된 기술도 아니다" 라는 것이다. 그의 말은 맞다. 벤처 자본가의 눈으로 보자면, P2P는 범주가 너무 넓어서 하나의 투자 분야가 되기에는 부적합한 것이다. P2P는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는가? P2P에 대한 존 카츠의 비판은 다소 산만하지만, 논리적인 정의가 없다는 데는 나름대로 초지일관하고 있다. 곰즈와 마찬가지로 카츠 역시 P2P를 둘러싼 기만을 안타까워하며, P2P 도서의 표지에 P2P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쓴 문구를 비판한다. 그리고는 P2P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이 구조나 효과 면에서는 서로 다르며, 아주 다른 것도 있다고 지적한다. 카츠는 계속해서 P2P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테크노 엘리트 부류에 한정돼 있으며, 보통 시민의 생활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한다. 카츠의 주장은 곰즈보다는 일관되지 못하지만, 결국엔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바로 P2P가 무엇인지에 관한 명확하고 간단한 정의가 없다는 것과 P2P 애플리케이션이 일반 사람들에게 끼칠 영향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두 글에서 전제하고 있는 것은 P2P가 기술도 비즈니스 모델도 아니라면, P2P는 그저 알맹이 없는 유행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과 "비즈니스" 외에도 P2P에는 제 3의 가능성이 있다. 바로 P2P가 하나의 생각(idea)이라는 것이다. 혁명의 종착점 존 오원트가 최근에 쓴 것처럼, "P2P는 기술이 아니라, 성향(mindset)이다." 다른 말로 하면, P2P는 네트워크 구조에 대한 생각, 인터넷과 PC를 더 잘 통합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생각의 관련 그룹이다. 이러한 생각이 최근 15년 동안에 일어난 두 가지 컴퓨터 혁명이었다. 인터넷의 시초는 6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까지 미국방부의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연구기관에서 분산 컴퓨터 네트워크에 관한 일을 수행할 때, 일부 노드가 전송에 실패하더라도 네트워크 전체 구조는 보호하기 위해서 패킷 교환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반면 PC의 기원은 DIY 킷과 오스본, 싱클레어, 유명한 Z-80, 그 후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IBM PC와 마이크로소프트의 DOS에 이르는, 초기 홈 컴퓨터 제조사가 등장하면서이다. 이러한 인터넷과 PC는 1984년 1월에 등장해서 전세계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바로 이때 DARPA 넷 주소의 새로운 계획이 출범했다. 빈트 서프가 구상한 이 계획의 이름은 인터넷 프로토콜이었는데, 이 때문에 네트워크의 모든 노드 주소를 새로운 IP 주소로 바꿔야 했다. 이 새로운 IP 주소는 고유하며 전지구적이고 숫자로 된 주소였다. 이것이 오늘날 인터넷의 탄생이다. 애플 컴퓨터社는 1984년 1월에 매킨토시를 출범했는데, 맥의 등장으로 지금은 익숙한 포인트앤클릭(point-and-click) 상호작용과 데스크탑 아이콘을 포진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가 유명하게 되었다. GUI 덕에 PC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으며, 일반 대중도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 다음 10년간, 대략 1984년부터 1994년까지 인터넷과 PC는 실로 엄청나게 성장했는데, 인터넷은 연결은 잘 되지만 일부에서만 사용하는 기술로, PC는 사방에 흩어져 있지만 누구나 사용하는 기술로 각각 성장할 뿐, 교차점은 전혀 없었다. 인터넷이 엔지니어에게 혁명적이었다면, PC는 일반 대중에게 혁명적이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바꾼 것이 웹이다. 10년 전에 애플이 텍스트만 있는 OS에 GUI를 도입했던 방식으로, 모자익 브라우저(현 넷스케이프)의 일부인 이미지 태그는 이전의 텍스트만 있는 인터넷에 GUI를 도입했다. 이 브라우저 덕에 인터넷에서 포인트앤클릭은 사용하기 쉬워 졌고, 이에 따라 인터넷과 PC를 결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과 같은 PC와 인터넷이 결합한 형태를 띄게 된 것이다. 1등급과 2등급 시민 1994년에 네트워크를 좀더 사용하기 쉽도록 전세계의 PC를 연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졌다. 연결은 했지만 모뎀은 느렸고, 접속 상태는 끊기기 일쑤였으며, IP 주소도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는 세계의 PC가 인터넷에 연결되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PC는 브라우저가 그저 존속하도록 지원하는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모뎀의 느린 속도와 자주 끊기는 주소 때문에 전세계 PC 소유자는 지난 5년 동안 인터넷에서는 2등급 시민으로 만족해야 했다. 세계와 무언가를 공유하려는 사람은 "실제" 컴퓨터에서 공간, 즉 서버를 찾아야 했다. 서버는 넷의 1등급 시민으로, 실제로 접속하며 주소도 있다. 그래서 지오시티(Geocities)와 트라이포드(Tripods)라는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들은 네트워크에 가까스로 연결되어 있는 PC와 인터넷의 조직에 완전히 흡수된 서버 사이의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굉장하지만, 다분히 감상적인 생각 이러한 클라이언트와 서버 사이의 차이점을 없앤 것이 P2P의 핵심이다. 곰즈와 카츠의 지적대로, P2P는 사람에 따라 제각기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PC 사용자는 2등급 시민이 되어서는 안된다. PC는 바로 인터넷에 흡수될 수 있으며, 중앙은 물론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곳에서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수백만 대의 소형 컴퓨터가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컨텐츠가 하나의 거대 서버에서 제공하는 것보다 더 믿을 만한 것이다. 서로 연결된 수백만 대의 소형 CPU가 슈퍼컴퓨터의 일을 해낼 수 있다. 이는 다분히 감상적인 생각이다. "파일 공유"의 시대가 끝나고 "그룹웨어"의 시대가 시작될 수도 있다. 클라이언트-서버와 P2P의 경계가 어디인지 명확하지 않다. 냅스터와 ICQ는 하나의 대형 서버에 부트스트랩식으로 연결돼 있어서, 쌍방향 웹에서는 네트워크의 말단부에 힘을 실어 주기 때문이다. ICQ와 세티엣홈(SETI@Home)이 서로 관련이 있는지, 아니면 그저 네트워크의 말단에서 힘을 빌려 오고 있는 데 그치는지 명확하지 않다. 그래도 상관 없다. 이러한 생각이 감상적이며, 기술이나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굉장하며 좋은 생각임은 분명하다. 전세계적으로 넷에 연결된 PC 호스트는 개인이건 집단이건 간에,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힘을 컴퓨팅, 협업, 커뮤니케이션에 사용할 수 있다. PC를 인터넷에 연결한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2등급 시민으로 만족해야 할 이유도 없다. P2P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해서 개인 기기를 인터넷에 실제로 접속하게 해 준다. 언젠가는 P2P라는 다소 모호한 개념이 없어질 수도 있다. 현재 팜이라는 기기가 나타나서, 더 이상 연필로 계산할 필요가 없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그 때가 되면 P2P가 명확하게 정의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가 되기까지는, P2P가 무엇인지 정의 내리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P2P의 광범위하면서도 다소 관념적인 생각을 실제로 적용해 보거나, 엑스디그리즈(Xdegrees)의 CEO 마이클 탠이 WSJ에 기고한 글의 말미처럼, "P2P는 아주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지만, (P2P로 인해) 새로운 회사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회사가 성공하려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클레이 셔키(Clay Shirky)는 액셀러레이터 그룹(Accelerator Group)에서 일하고 있으며, 인터넷의 사회적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글을 오라일리, 비즈니스 2.0, 그리고 FEED에 기고한다.
TAG :
댓글 입력
자료실

최근 본 상품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