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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

스타트업이 범하기 쉬운 21가지 실수 (2)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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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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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

16,616

 

실수 12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사람을 고용한다

 

기업의 밑바탕에는 비전이 있고, 그 위에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이를 체현한 제품, UX, 프로세스가 비즈니스 모델 위에 구축된다.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 PMF 전 단계에서는 회사에 필요한 프로세스나 멤버의 역할 분담이 불투명한 상태다.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면 필요한 인재의 능력이나 위치도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되지 않은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스타트업의 구성원이 열 명 정도가 될 때까지는 창업가는 물론 모든 창업 멤버가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고 한다는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일을 골라서는 안 된다. 그리고 특정 기술에 뛰어난 인재를 일찍 고용하는 것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는 솔루션 개발과 직결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재 활용을 위해 개발한 제품은 솔루션 우선 제품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또한 창업가는 피벗을 하면 필요한 인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예를 들어 시장 검증을 하기 위해 최소기능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만드는 단계에서 화상 인식 알고리즘의 전문가를 팀에 넣고 10%의 주식을 건네주었다고 하자. MVP에 대한 고객의 피드백을 받았을 때 화상 인식이 아니라 음성 인식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면 그 엔지니어에게 준 주식은 헛되게 쓴 주식이 된다.

 

또한 스타트업은 다양한 기술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초빙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더라도 폭넓은 지식을 가진 CTO는 자신의 전문 영역이 아닌 영역의 엔지니어가 입사해도 그 엔지니어를 관리하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속도감 있게 팀을 이끌 수 있다.

 

 

실수 13 직접 관계가 없는 네트워크 행사나 술자리에 참가한다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는 창업가가 되고 싶지만 말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이 많다(필자는 그들을 ‘워너비 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네트워크 행사를 아주 좋아한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 이벤트가 많이 열린다. 게다가 정보 수집에 몰두하는 대기업 신규 사업 담당자들도 섞여 모여든다. 이런 행사는 참가하면 멋진 만남이 생길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창업가가 먼저 만나야 할 상대는 고객이고, 그다음은 함께 스타트업 계획에 참여할 만한 예비 동료다. 창업가를 동경하는 사람, 스타트업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과 만나봤자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기 일쑤다. 아직 학생 신분으로서 네트워크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진지하게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창업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여유는 없다.

 

 

실수 14 경력이 화려한 영업자나 사업 개발 담당자를 고용한다

 

창업가는 자신의 부족한 경험치를 채우기 위해 경력이 화려한 사람을 멤버로 영입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경력이 화려한 멤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사전 준비(스톡옵션을 많이 발행하거나 보수를 높게 설정하는 것)가 필요해서 사실상 고위험이 될 수 있다.

 

비즈니스 초기에는 창업 멤버 전원이 모든 일을 가리지 않고 해야 하는데, 혹시라도 ‘나는 관리자로 참여했기 때문에 이런 잡무는 하지 않는다’, ‘나는 실적 있는 엔지니어니 고객 지원은 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이 팀에 들어오면 불공평함을 느낀 다른 멤버의 사기가 꺾인다. 결과적으로 스타트업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되는 창업 팀의 일체감이나 주인의식이 훼손된다.

 

보수가 적어도 신경 쓰지 않고 젊은 멤버와 하나가 되어 소소한 잡무까지 적극적으로 해주는 사람을 영입하는 것이 좋다. ‘나는 일등석만 탄다’라며 전직과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는 부류는 스타트업에 필요 없다. 스타트업에 필요한 사람은 관리자가 아니라 실행자다.

 

 

실수 15 비즈니스 모델 검증이 끝나기 전에 파트너십이나 독점 계약을 맺는다

 

스타트업 중에는 다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빠른 사업 확장을 노리는 경우가 있다. 그중 PMF를 달성하지 않은 단계에서 무작정 파트너십부터 체결하려는 회사가 많다. 예를 들어 우수한 핵심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서둘러 대기업 가전 제조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소수의 대기업과 독점 계약을 맺는 것이다. 기술을 어디까지 블랙박스화(특허화나 기밀화)할 것인가 하는 명확한 방침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하지만 대기업은 블랙박스의 공개를 요구하거나 범용성 없는 맞춤 서비스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스타트업은 수탁 계약으로 사업을 하는 하청, 다시 말해 스몰 비즈니스를 하게 된다. 대기업은 갑이 되고 스타트업이 을이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스타트업은 사업 확장을 위해 직접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면서 경쟁 우위을 구축해야 한다. 특정 기업과의 관계에 의존하고 그 기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타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은 PMF를 달성하고 비즈니스의 채산성을 합리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경험이 풍부한 창업가라면 적당한 타이밍에서 파트너십을 활용해 사업 확장을 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스타트업은 회사 한 곳과 독점적 계약을 맺지 말고 ‘퇴로’를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실수 16 영업보다 마케팅이나 PR에 집중한다

 

마케팅이나 PR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PMF를 달성하지 못한 단계에서 사용자를 모으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맛있는 식사도, 좋은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하는 레스토랑이 적극적으로 호객을 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당신이 막 만든 제품이 우연히 테크크런치 같은 미디어에 소개되었다고 해보자. 신뢰도가 높은 사이트이므로 일시적으로 고객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그런데 제품이 미성숙한 단계에서 세간에 널리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 최악의 평가가 온라인 후기로 영원히 남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은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는 방식의 영업에 주력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영업이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과 직접 대화하고 부정적인 의견도 포함한 피드백을 계속 받아 제품을 보완하는 것이다. 특히 창업가는 직접 고객과 대화하는 현장으로 가야 한다.

 

 

실수 17 역할 분담을 엄밀하게 한다

 

초기 멤버는 잘하는 일, 못하는 일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 엔지니어도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 개발 담당자도 시스템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UX는 전원이 갈고 닦아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멤버 전원이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멤버 간 친밀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실적을 기준으로 한 상하 관계 역할 분담은 이 단계에서 해서는 안 된다. 창업 멤버는 사업에 관한 모든 것을 계속 배워가야 한다.

 

 

실수 18 기밀 유지 협약을 맺는다

 

투자자와 만날 때 기밀 유지 협약을 맺으려고 하는 창업가가 가끔 있는데 이들은 중요한 두 가지를 완벽히 놓치고 있다. 

 

하나는 투자자와 스타트업 세계는 소개 문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사실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얼마 전에 괜찮은 스타트업을 만나서...’라며 정보 교환을 겸한 대화가 일상이다. 하지만 투자자가 어떤 기업과 기밀 유지 협약을 맺는 순간 다른 투자자에게는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다른 하나는 아이디어 자체는 특별한 가치가 없다는 사실이다. 반도체나 바이오 기술 같은 획기적인 시스템이라면 기밀 유지 협약 서류를 여기저기 뿌릴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디어는 원석일 뿐이다. 기밀 유지에 힘쓰느니 차라리 제품 개발이나 고객 인사이트를 반영해 제품을 보완하는 편이 훨씬 낫다.

 

“아이디어는 값이 싸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하는지가 제품 가치의 전부다.”

- 크리스 사카(Christopher Sacca, 우버 및 트위터 등 초기 투자자)

 

앞서 몇 번이나 언급했지만 스타트업이 생각해낸 최초의 아이디어는 고객과 소통하며 검증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피벗을 한다. 초기 단계부터 아이디어에 집착해서 처음 아이디어를 지키려고 하는 마음이 생기면 사고의 폭이나 발상에 제약이 생기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수 19 수탁 개발이나 위탁 업무를 필요 이상으로 받는다

 

IT 업계 스타트업이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탁 개발이나 컨설팅 등 본업 외 매출(non-recurring revenue)을 늘리는 것이 어느 정도는 정당화될 수 있다. 페이스북도 자금이 부족할 때 마크 저커버그가 시스템 엔지니어로 외부 일을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본업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장기 프로젝트, 손 떼기 힘든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도 피해야 한다. 가능한 한 빨리 본업 매출(recurring revenue)로 중심 축을 옮겨야 한다.

 

 

실수 20 업계 전문가의 조언에 의지한다

 

자신이 잘 모르는 영역에 대해서 업계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창업가의 사고를 전부 맡겨버릴 정도로 지나치게 의지해서는 안 된다. 자금 조달, 인사 채용, 전략 수립 등에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지만 최종 판단은 어디까지나 비즈니스의 주인인 창업가가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실수 21 벤처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다

 

핀테크나 하드웨어 개발, 바이오 기술 등 초기 투자 비용(설비나 라이선스 비용 등)이 큰 비즈니스는 예외적으로 초기부터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은 PMF를 달성해서 사업 추진력이 어느 정도 나오는단계까지는 벤처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거나 경쟁 피치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 PMF를 달성하지 않은 스타트업의 피치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억지로 투자를 받아도 자금은 계속 부족해지고 많은 주식을 외부로 넘기게 될 것이다. 스타트업은 PMF를 달성한 뒤 사업 확장의 개연성이 높아졌을 때 투자 유치를 하는 게 더 좋다.

 

유망한 스타트업의 소문은 벤처 투자자 사이에 바로 퍼지기 때문에 투자자 쪽에서 먼저 접근을 해온다. 적극적인 벤처 투자자는 스타트업에 강한 미디어를 빠짐없이 체크해서 재미있어 보이는 곳이 있으면 문의를 한다. 스타트업은 투자자가 먼저 투자 제안을 할 만한 정도가 될 때까지 제품을 개발에 전력을 다해도 괜찮다. 문제와 솔루션 검증을 마친 후 자금 조달에 본격적으로 나서도 늦지 않는다. 현재 어디에 주력해야 하는 단계에 있는지 늘 자신의 스타트업을 점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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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물은 [창업의 과학] 본문의 일부를 옮긴 콘텐츠 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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