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애하는 주인공. 앤.
어렸을 때 TV에서 봤던 앤의 모습과는 또 다른 앤을 만날 수 있었다.
앤을 너무 흠모하여, 책과 담을 쌓고 살았던 내가 문고판 빨간머리 앤 책을 사서 봤었더랬다.
1979년에 처음 일본에서 나온 미야자키 하야오의 앤과 만나고 벌써 근4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토록 흠모하던 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여러번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한빛비즈에서 문학툰 빨강머리 앤을 출간한다는 소식을 보고 괜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앤의 모습과 다른 (더 이쁜)앤이었지만 만화를 읽으면서 이 아이 역시 나의 앤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넘길 때마다 어렸을 때 엄마 몰라 숙제 안하고 책을 읽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길버트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 앤을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워했는지...
(책에서 길버트의 눈동자가 하얗게 그려져있어서... 무서웠다. ㅜ..ㅜ)
또 앤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토마스 부인과 해먼드 아주머니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집안 잡일을 하면서도 밝고 기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나도 저렇게 씩씩하고 밝은 사람이 되겠어!' 하며 다짐했던 것도 생각났다.
312페이지의 내용은 물론 만화책이어서 더욱 그랬겠지만 2시간만에 순식간에 읽었다.
어릴 적 봤던 앤이 다시 돌아와서 당차고 밝은 모습으로 나에게 얘기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다 읽고, 이제 9살된 딸이 빨강머리 앤 문학툰에 빠져있다.
솔직히 나는 어릴적 보았던 미야자키 하야오 그림의 앤이 더 강하게 남아있지만
빨강머리 앤을 처음 보는 나의 딸을 이 책 속의 앤이 아이만의 앤이 될 것이다.
초록지붕 집에 사는 빨강머리 앤이 나와 딸의 멋진 친구가 되어서 정말 기쁘다.
내 아이에게도 아이만의 빨강머리 앤을 알게해 주어서 좋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참 고마웠다.
만화 책이니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너무도 유명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다는 고전을 이렇게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여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만화 책으로 만들어준 한빛비즈 고맙습니다.
빨강머리 앤 뿐만 아니라 제인에어, 주홍글자, 레 미제라블 읽기는 읽었는데 기억도 가물가물한 명작을 한빛 문학툰으로 아이들과 함께 보고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빨강머리앤 #문학툰 #한빛비즈 #쉬운고전읽기 #문학만화 #그래픽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