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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세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
위처, 다크 소울, 디아블로 등 비디오 게임뿐만 아니라, 왕좌의 게임, 라스트 킹덤 등 드라마나 애니메이션과 웹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갑옷을 입은 기사로부터 중세의 일부분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각종 텔레비전 방송과 게임에서 중세라는 테마를 다루고 있지만 판타지 관점에서만 다루고 있다. 중세시대를 대중매체와 오락의 소재로 삼으면 많은 사람들이 중세에 관심을 가진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중세를 단순히 낭만적인 판타지로 바라봐도 좋을까? 우리는 정말로 중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을까?
중세시대는 현대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미국이 9.11테러를 당하고 2003년에 이라크를 상대로 성전을 벌이겠다고 하면서 십자군 전쟁을 인용하기도 했다. 현대전에 명분을 주기 위해 십자군 전쟁이라는 표현이 동원된 것이다.
십자군 전쟁도 실제로는 왕실의 권위를 높이고 세금을 걷기 위해, 교회의 권위를 세우고자 하는 명분으로 이용되었으며, 비기독교 신자인 유대인들과 아랍인들의 학살을 정당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성지순례 운동에서 변질된 십자군 운동
중세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봉건제도’와 ‘기독교’, 그리고 바로 ‘십자군’이다. 이 책은 ‘십자군 운동’을 담고 있다.
봉건제도와 기독교로 체제와 기틀이 잡히기 시작한 유럽은 첫 번째 밀레니얼 시대를 앞두고 성경에서 언급된 ‘최후의 심판의 날’로 패닉에 빠졌다. 그러나 두 번째 밀레니얼 시대가 그러했듯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유럽 사회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도시들은 저마다 낡은 교회를 허물고 웅장한 성당을 지었고 곧 성지순례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천국에 가려면 죽기 전에 일생 동안 저지른 죄를 용서받아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성지순례의 중심에 있던 예루살렘은 당시 이슬람의 지배하에 있었고, 이슬람은 기독교 순례를 막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환대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예루살렘 주변의 기독교 도시들을 이슬람 세력에 빼앗기자, 이로 인해 십자가를 수놓은 옷을 입은 십자군 전사들이 탄생되었고, 성지탈환이라는 목적으로 십자군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후 십자군 운동은 교황권을 확대하려는 교황, 진정한 기독교 왕으로 인정받으려던 프랑스 왕,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던 봉건제후와 기사들, 지중해 무역의 이익을 독점하려는 상인들, 신분의 자유를 얻고자 한 농민들의 이익관계가 얽힌 전쟁으로 변질된다.
십자군 순례길을 따라가는 중세로의 시간여행
십자군과 〈왕좌의 게임〉에 열광하는 두 주인공은 12세기와 13세기 성지순례를 체험하는 여행길에 오른다. 성배의 전설이 아닌 십자군의 흔적을 따라가는 이 여행에서 두 주인공은 수 세기를 오가기도 하고 흥미진진한 인물들과 만나기도 한다.
이들은 진정한 중세를 여행하기 위해 순례길에 오른 여행자처럼 12세기와 13세기를 둘러본다. 두 사람은 여행을 하면서 성유물을 훔쳐 파는 수도사, 영주에게 내는 무거운 세금을 감당하기 위해 고되게 일하는 농부들, 십자군 운동에 도구로 동원되는 병사들, 템플 기사단, 이단으로 몰린 프랑스 거주 아랍인과 유태인들, 권위 세우기 위해 십자군 운동을 이용하는 종교인들 등을 만나며 중세라는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알아간다.
시간여행을 마친 두 사람은 중세시대를 단순히 낭만적, 환상적으로 봐서는 안 되며 그 당시를 치열하게 견뎠던 다양한 사람, 그 당시에도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화려한 대성당은 단순히 관광용 감상이 아니라 왕실과 교회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만든 건축물이라는 점, 십자군 전쟁은 성전이라는 미명 아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학살을 정당화한 사건이라는 점을 새기며 중세시대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