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라는 어려운 개념을 일상에서 흔히 활용하고 접하는 개념으로 끌어내리는 독자의 뻔한 프레임
을 바꿔주는 필독서이다.
이 책을 재무제표, 관리회계, 원가회계,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등을 알려주는 교과서라고 판단했다면 오산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어려운 회계를 최대한 거부감 없이 쉬운 설명과 도식으로 이해시켜 주는 정도로 평한다면 일부는 맞을지 몰라도 전체적인 평으로는 부족하다.
아마 책의 53p에 등장한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독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천호식품 김영식 창업주의 CF를 인용한 글이다.
회계, 숫자, 재무, 경영이라는 개념이 독자와 동떨어진 것이 아닌 살면서 끊임없는 모든 것들과 닿아 있음을 깨닫게 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으로 움직이는 삶의 모든 순간을 보다 또렷하게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어차피 우리는 매일 수지타산이 맞는지에 따라 행동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회계 개념을 일상으로 끌어 내리기에 책은 몇가지의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일상에서 궁금했던 소재들과 결부시키기도 한다. 아래 질문들은 우리가 한 번쯤을 궁금하게 생각해봤던 질문들일 것이다.
- 커피 한 잔의 원가는 어떻게 구성되나?
- 쿠팡, 이마트, 편의점의 제품은 가격이 다르다. 무슨 기준으로 책정한걸까?
- 어떤 지표가 주가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지표인가?
- 경영자들은 의외로 회사의 이익을 줄여서 발표하고 싶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 수익과 이익의 차이는 무엇인가?
- 매출은 느는데 이익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 고유가로 위태로운 A항공사는 원가절감이 아닌 되려 운행횟수를 늘리고 신규노선을 개척하고 있다. 이래도 되는걸까?
위 질문들이 궁금하다면 이 책은 적합한 선택이 될 것이다.
또 누구나 한 번 쯤은 지옥같은 직장 때려치고 자기 사업을 구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나름의 수익 모델을 계산하며 치열하게 고민했음에도 아래 그림에 나오는 빙산의 숨은 부분을 고려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아찔하다. 이 책은 이런 전체 판도를 읽을 수 있는 시야
를 키워준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영화 수익이나 스포츠 구단 인식과 같은 사업은 얼마나 수지타산이 남는 장사인지 궁금해 하는 이가 많다. 회식 혹은 사적인 모임에서 흔히 등장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각 장 말미에는 배운 지식을 기반으로 우리가 관심있던 현실의 과제에 도전할 기회를 준다. 교과서에 나오는 회계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늘 궁금했던 일상의 문제를 회계 지식으로 풀다보면 인식이 달라진다. 이 책을 일다보면 고차원의 추상적인 개념이 일상의 개념
으로 바뀌는 신기한 경험을 자주 겪는다.
책을 읽다보면 결국 우리가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재고, 계산하고, 측정해보고, 숫자로 바꿔보는 과정과 회계가 별반 다름이 없음을 알게된다. 기업 역시 성공하기 위해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데 그 순간 하나하나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의 기록이 회계라는 형식으로 쓰여 있을 뿐이다.
우리가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든 주식 투자자이든 경영자이든 간에 우리는 해당 기업의 정보를 필요로 할 것이고 이를 표현한 언어가 회계이다.
책의 핵심에 해당하는 2 ~ 6장에서 우리가 직장에서 보는 회사의 활동들을 어떻게 측정 가능한 형태로 남겼는지 재무제표, 관리회계, 원가회계,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라는 양식과 함께 살펴본다. 낯설고 두려운 단어인 것은 알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위에서 설명했듯 저자가 우리의 일상으로 풀어내기 때문이다.
특히 3 ~ 5장은 재무제표의 전반을 볼 수 있게 해줘 너무 만족스러웠다. 때로는 무서워 보이는 양식이 수익과 비용을 열거한 것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해줬고, 때로는 이해하지도 못했는데 주위에서 자꾸 들려오는 IFRS라는 놈의 정체가 부모 자식같은 느낌으로 전달되어 자신감을 높혀주기도 했다.
6장은 주식으로 돈 좀 벌어보고 싶은 이에게 아주 유용한 정보가 담겨있다. 본인이 묻지마 투자 혹은 소문이나 지인 추천 또는 자신의 감을 믿고 투자하는 기도매매하는 투자자였다면 다 털리기 전에 일단 이 책의 6장이라도 먼저 읽어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것조차 싫다면 아래 그림 한 장이라도 먼저 살펴봤으면 좋겠다.
사회 초년생일때 어서 들은건 있어서 DART 금감원 사이트 정도는 들어가서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주위에 으슥거리고 잘난 채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정보가 어디있는 줄 알면 뭐하나? 하나도 볼 줄을 모르는데..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생각보다 별 것 없다는 자신감이 솟았다.
하물며 가장 기초적인 개념인 위 사진의 문제에 답하기 어렵다면 특정 기업을 제대로 알고 투자한다 말할 수 있을까?
7장은 CEO에게 추천하고 싶은 파트이다. 특히 미래의 CEO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적합할 것이다. 회사라는 조직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회계라는 대시보드를 읽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이 책은 회계 리터러시 능력을 키워주는 책이다. 그 중에서도 쓰는 능력보다는 읽고 활용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회계, 마케팅, 재무 부서의 전공자들보다 무엇보다 창업에 관심이 있거나 CEO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비즈니스 전체의 판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이는 일반인이다. 투자자로서의 안목을 높히거나 직장 내 본인의 위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회계로 움직이는 비즈니스의 전체 판을 읽고 그 안에서 자신이라는 말의 역할을 파악하고 스스로의 역량이 얼마의 수익에 직결되는지 정확히 인지하여 시장에서 자신의 몸값을 흥정하고 싶다면, 돈으로 움직이는 자본주의 사회에 블랙박스를 걷어내고 싶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을 것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