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우리 마음 속 불안, 초조, 재택근무, 쇼핑 중독 등에 관련된 우리의 마음을 파헤쳐보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대책을 찾아보는 책이다.
유명 유튜브 채널인 “사피엔스 스튜디오” 제작진과 방송에 다수 출연 중인 유명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공저 글로 사람의 마음으로 생기는 현상과 주제를 제작진이 엮고 이를 심리학에 비추어 정리하였음을 저자는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여타 다른 책들이 심리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기는 수월한 반면 현실에서 적용해볼 법한 해결책으로 다수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이 책은 현실의 우리 문제를 중심으로 다룬다는 점과 심리학 연구를 토대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이 다수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는데 1부는 최근 팬데믹 여파속에서 우리가 겪는 마음의 상태와 그 메커니즘
을 알아보는 장이다. 생물학적인 범위인 편도체, 해마와 같은 뇌의 기능에서 상실감과 불편함으로 대표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 작용에 이르기까지 우리 마음의 작동 원리를 엿 볼 수 있는 장이다.
2부는 1부에서 알아본 우리의 마음 작동 원리를 이용
해보는 장이다. 쇼핑 중독에서 탈출하는 방법이나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 그리고 무기력증 등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아본다.
나는 심리학과 인간관계에 저명한 책들을 꽤 여러권 읽어왔는데 다른 책에서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어 적잖이 놀랐다. 대부분의 유관 도서들이 일정한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분명한 차별성이 있다.
먼저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주제는 불안
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피엔스 인종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메커니즘으로 불안을 담당하는 뇌의 기관이 발달하게 되는데 그것이 편도체이다.
이 불안이 팬데믹을 맞이하며 더욱 거세지고 있다. 책에 제시된 통계에서 알 수 있듯 심지어 가장 친하고 편하다는 가족 관계에서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팬데믹으로 자주 마주치는 상황만큼이나 가족 중 타 구성원에 대한 불편함이 비례하며 게다가 이전 시절에서 누릴 수 있었던 인간관계에서 상실감이 이 갈등을 더욱 거세게 부추긴다. 가정이 이리할진데 완전한 남끼리 살아가는 사회야 오죽하랴.
그렇다면 이 분노를 해결하기 위해 좋은 방법으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가장 기본적인 해결방법으로 책에서는 스스로를 주관적인 사람으로 규정하고 타인이 그런 행동을 하게된 배경을 이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사실 이행하기 쉬운 말이 아닌 것을 알고 있고 나 역시도 읽으며 당장 내 화를 달래줘야지 왜 남의 화를 이해하라고 되묻기도 했다.
하지만 40년 정도 살아보니 이젠 어느 정도 알 것도 같다.
뭔가 쉬운 방법이 있었다면 사람들이 이렇게 끙끙댈리 없겠지.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화를 낼때 대화하는 상대 마주편에 거울
을 두라는 말이 끌린다. 난 이 위력을 실감한다. 예전에 부부싸움할 때 우연히 내 얼굴이 거울에 비친적이 있는데 정말 깜짝놀랐다.
그 거울은 아내에게 매일 어떤 사람이 되어야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 평화로운 시절 내가 느끼고 깨달은 모습을 설명했던 나와 정반대의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난 즉시 사과를 했고 다행히 싸움은 그칠 수 있었다.
이 책에 언급된 것처럼 우리는 분노할 때 상대만 본다. 나는 전혀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더욱이 나를 객관적인 사람으로 규정한다. 이미 나는 조금도 변할 필요가 없음을 전제하는 무서운 말이 객관적
이라는 말이다.
이렇듯 갈등의 요소마다 우선은 나를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다. 그것이 거울이든 스스로의 메타 인지이든 자신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분노에 대한 정확한 팩트
와 원인을 알아야 한다.
또 행동으로 취할 수 있는 조언도 이어지는데 바로 걷기
이다. 영화배우 하정우가 쓴 “걷는 사람”이라는 책을 읽고 걷기를 즐기기 시작했는데 경험자로써 걷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생에 행복을 가져다 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김구 선생도 산책을 즐기며 생각을 정리했고 그 외에도 걷기를 즐긴 위인들은 수도 없이 많다.
어떤 원리로 걷기만 해도 이렇게 행복해 지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에 그 메커니즘이 명확히 쓰여져 있었다. 발바닥에 걷는 느낌이 생기면 분노와 불안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활동을 중단한다. 대신 해마라는 기관이 작동하기 시작하는데 이 기관은 가설을 담당하는 기관이라 한다.
걷는 순간 불안은 서서히 가라앉고 즐거운 생각이 하나씩 떠오르며 슬픔은 애환으로 치유하고 기쁨은 창의력을 더해 더 기쁘게 만들어주는 걷기의 힘에 생물학적인 메커니즘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방법은 책에도 추천한 방법이지만 산 증인인 나 역시 너무도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2부에서는 이런 불안의 성질을 역이용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불안의 순기능은 바로 변화
에 있다. 불안한 순간만큼 변화를 이끌어 내기 쉬운 방법도 없다. 나 역시 일생에 위기를 느끼고 독서를 즐기게 되었고 그렇게 정착된 습관은 별도의 불안 없이도 독서를 내 취미로 만들어주었다.
이런 긍정적인 습관이 한 번 안착되면 나 자신이 그 위력을 오롯이 느끼게 되어 다른 긍정적인 습관도 쉽게 습득할 수 있다. 특히 책의 말미에 소개된 무기력증이 확실히 사라진다. 세상에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지면 무기력증은 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불안하게 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불확실성
에 있다고 한다. 결승선을 보면 아무리 힘들어도 전력질주를 할 수 있음에도 그 끝이 어딘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학습된 무기력이 발동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불안을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잘게 쪼갤 필요가 있다. 그러다보면 불확실한 부분들이 보다 확실하게 보이기 시작하고 불안의 팩트가 보이기 시작한다.
나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내용이라 큰 관심을 기울이며 읽진 않았지만 다른 독자에게는 누구보다 절실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된다.
대표적으로 지름신 강림
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팬데믹의 상실감이 자기 가치 저하를 가져오고 그 가치를 회복시키기 위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으로 회복시키려는 일련의 자신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쇼핑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친한사람보다는 거리가 다소 있는 사람과 쇼핑을 하는 편이, 흐린날에 쇼핑하는편이, 할인율과 금액의 앵커효과를 경계하는 것이 쇼핑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팁이라는 것이 꽤 흥미로웠다. 이 안에 숨은 심리적 메커니즘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꽤 재미있다.
그 외에도 귀여움
이 거시적이기 보다는 미시적인 부분에의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사실, 귀여움을 느끼면 사피엔스가 항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성향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 책에서 처음 읽었다.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이 책은 열 길 물 속의 사람 마음을 한 길이라도 줄여주는 책이다. 남은 그렇다치고 특히 나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일상에 도움이 되는 팁 몇가지를 얻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어 이것만으로도 책을 읽을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하겠으나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저지르고 마는 원리를 근본적으로 알 수 있다면 세상 많은 역경과 고민을 헤쳐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삶에 깊은 고민이 있는 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것을 권유드린다.